캠핑카 휴가를 다녀오고…

휴가철이라고 하는 7월이 왔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방학을 하는 7말 8초가 피크가 되겠지만, 사람들이 덜 몰리는 그 기간 전후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코로나가 없던 예년 같으면 말이죠.개인적으로도 이맘때 즈음이면 벌써 다른 나라(의 오지)에 다녀왔을 테지만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현실입니다.이런 코로나 시절?에 여행지는 제주도는 물론이고 제가 사는 동해안도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강릉에 무지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밀려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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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고 하지만, 아직 ‘본격적’이 아니어서 마른날이 많네요. 장맛비가 본격적이 되기 전에 낚시 사부이자 직장 형님과 같이 휴가를 냈습니다. 이틀을 내고 주말을 포함하면 4일간 휴가입니다. 휴가를 내는 날 퇴근을 하고 출발을 했으니까 기간을 풀로 쓴다면 4박 5일까지 쓸 수 있지만, 일단은 3박 4일로 생각을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그러다가 다시 생각을 바꿔서 (아내의 생일이 토요일이라) 2박 3일로 토요일 오전에 집에 들어가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지요.​여정은 따로 정하지 않고, 주먹구구로 그날 그날 상황에 맞추는 것으로 하고요.캠핑에 낚시가 어우러진 그런 휴가를 보내는 컨셉트였습니다.​사부형님은 식재료를 준비하고 우리집으로 태우러 왔습니다.3일간 살 짐이랑 낚시채비를 싣고 출발~~~

​​첫 번째 목적지는 ‘갈남항’갈남항은 밤낚시를 하러 몇 번 다녀온- 낚시하면서 가장 남쪽으로 내려간- 삼척에 있는 항입니다. 갈남항에서 하루를 보낸 수 다음날 남쪽으로든 북쪽으로든 이동을 할 예정이었고요.저녁 늦게 갈남항에 도착을 했는데, 며칠 전부터 높은 파도가 수그러들지 않아서 낚시는 어려웠습니다. 내항까지 너울이 있어서 일찍 포기하고 사부형님이 준비한 삼겹살을 구워 먹고 일찍 잤네요.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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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와보니까, 항구의 낭만 고양이가 문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너 밤새도록 거기에 있었던 거 아니지?엊저녁부터 낚시를 하는 나를 졸졸 따라다니던 녀석.”배고프니까 빨리 고기를 낚아달냐옹~ 서둘러옹~”루어낚시로 볼락을 두 마리 낚았는데, 마치 제 것이냥 빼어 물고는 어디론가에 가서는 먹고 다시 오더군요. 이런 뻔뻔한 녀석을 봤나~그리고 삼겹살을 구워 먹는데, 문밖에서 빤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동물을 엄청 사랑하는 사부형님은 (삼겹살이 뜨거울까 봐 호호 불어서) 몇 조각 먹였습니다.아침 식사는 우리도 생략했기 때문에 낭만꼬내기~는 빨리 눈치를 채고는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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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캠핑카 문을 열어두고 자는 바람에 추워서 좀 떨었습니다. 추우면 일어나서 옷을 더 입던가 모포를 꺼내덥던가 하지 그냥 떨고 잤네요.

뻐근한 몸으로 일출을 보려고 여명의 방파제로 가서 일출을 기다렸습니다.월미도가 있는 갈남항의 일출은 아름답더군요.해가 뜨고 기온도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물결이 조금 잦아드는 듯 해서 내항 쪽으로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그런데 쓸데없는 황어만 힘을 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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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지나가는 구름이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마치 꾸며놓은 듯합니다.그런데 낚싯대로는 계속 풍경만 낚길래~ 이동을 결정했습니다.사부형님이 들은 정보에 따르면 황영조 기념공원이 있는 초곡항이 괜찮다고 합니다.다음 목적지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강릉에 조금 더 접근하는 북쪽으로 이동입니다.짐을 다 싸고,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시동이 안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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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배터리가 있었지만, 그리고 배터리 충전기도 있었지만 모두 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 ㅜㅜ캠핑카를 주차한 곳 인근에 트럭이 있었는데 차를 끌어주길 부탁드렸습니다.(연식이 있는 차는 바퀴만 굴러가도 시동이 걸린다고 하네요)현지 주민인듯한 트럭의 주인분은 (무뚝뚝하긴 해도) 성의를 다해서 차를 끌어주었습니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여러 번을 반복했지만, 시동이 걸리다 꺼지고 그런 상황만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보험회사 설계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해결을 했습니다만 그 현지 주민 어르신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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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남항을 내려다보면 이렇게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차를 끌어준 분이 있어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갈남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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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해안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을 하고 황영조 기념공원이 있는 초곡항에 도착을 했습니다.그런데 기온도 기온이지만 파도가 계속 높아서 낚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어디 시원한 데서 쉬기로 하고 그 시원한 곳을 찾아서 또 이동을 했습니다.그러다 보니 점심때가 다 되어갑니다.식사를 손수 준비한다는 형님에게 수고스럽게 그러지 말고 식당에서 한 끼 때우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마침 궁촌 가는 길 도로변에 한식 뷔페를 하는 곳이 있더군요.금매달한식뷔페인데 아주 가성비가 좋더군요. 7번 국도를 타고 궁촌 인근을 지날 기회가 있으면 한번 들러보시길~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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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고 궁촌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잠시 낚시채비를 풀고 낚시를 했습니다. 전갱이들 낚다가 너무 더워서 그늘을 찾아서 낮잠을 잤습니다.자고 나니까 하늘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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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갯바위 스노클링을 하는 곳인데, 코로나 때문에 철조망을 쳐놓아서 접근조차 안되게 해놓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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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촌항을 뒤로하고 공양왕릉에 잠깐 들렀다가 북쪽으로 이동했습니다.동막이라는 마을 인근에 있는 대진항에 들러 잠깐 쉬다가 다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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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의 처가가 있는 ‘덕산 해변’을 지나서 요새 같은 덕산항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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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같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덕산항에서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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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해변의 마읍천 하구와 뿌옇게 보이는 맹방해변을 지났습니다.​오늘 캠핑할 곳은 동해 대진항으로 정했죠.중간에 있는 항들은 다 생략.삼척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바로 망상 인근의 대진항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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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 해변에 차를 두고 쉬다가 저녁 무렵 사부형님은 저녁을 짓고 나는 낚시를 하고 있었죠.​밥을 짓고 라면도 끓여서 푸짐한 저녁을 준비했습니다.저녁을 먹으면서 사부형님이 제안을 했습니다.”우리 집에 가자!”

기다리던 말씀.목까지 넘어오다가 멈춰있던 그 ‘집에 가자’를 사부형님이 먼저 터뜨려주었네요.​​혹시 ‘애빌린의 역설’이라는 것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경영 전문가 제리 B. 하비라는 사람이 논문에서 쓴 것인데, 인용을 해보겠습니다.​텍사스주 콜맨을 방문한 어느 여름날 오후에 그 가족은 선풍기 앞에서 한가롭게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장인이 53마일 떨어진 애빌린에 저녁 식사나 하러 가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자 그의 아내가 “그거 괜찮은 생각이군요.”라고 말했다. 남편은 애빌린까지 운전해서 가려면 오래 걸리는 데다가 이런 날씨에 차 안이 무척이나 더울 것이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장인과 아내가 가고 싶어하는데 자기만 처가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거 괜찮은 생각이네요. 장모님도 가고 싶어 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러자 장모님이 말씀하셨다. “물론 나도 가고 싶단다. 애빌린에 가본 지 꽤 오래되었거든.”애빌린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들은 더웠고, 오랜 시간 동안 먼지에 시달려야 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 음식은 그들이 온 길만큼이나 나빴다. 그들은 지칠대로 지쳐서 4시간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그들 중 한 사람이 정직하지 못하게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주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그렇지요?” 그러자 장모님이 자신은 사실 집에 있고 싶었지만 다른 세 사람이 애빌린에 가자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나섰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저도 애빌린에 그렇게 가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단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려고 갔을 뿐이라구요.” 그러자 아내도 말했다. “전 당신 좋으라고 갔던 거예요. 이렇게 더운 날 바깥에 나가기를 원하면 미친 거라구요.” 그 이야기를 들은 장인이 입을 열었다. 단지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지루해하는 것 같아서 그냥 제안을 해 본것 뿐이었다고 말이다.가족은 자리에 앉았고, 가족 중 누구도 원하지 않았는데 그들 모두 애빌린에 가는 데 찬성했다는 사실에 난처해 했다. 그들 각자는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있기를 원했지만, 이제 그들이 즐기고 싶어한 오후 시간은 애빌린에 갔다 오는 사이에 흘러가 버린 것이었다. Harvey, Jerry B. (1974년 Summer월). “”애빌린의 역설과 경영에 대한 다른 고찰”(The Abilene Paradox and other Meditations on Management)”​​​​캠핑이 아닌 캠핑카 여행.물론 샤워시설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냉장고, 난방기도 다 있습니다그렇지만 제작된 지 오래되어서 에어컨은 별도로 가지고 가서 작동을 해야 하고 냉장고 켜놓았다가 차가 방전되고… 낚시 장비가 많아서 잘 자리가 없어지고…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가고…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젊지도 않은 50대 중반인 두 남성이 ‘낭만적인’ 것만 그리면 떠났던 캠핑카 휴가는 그냥 머릿속의 그림일 뿐 실상은 피로를 계속 쌓고 또 쌓는 것이 되어 버렸어요.​적절한 시기에 사부형님이 결단을 내려주었어요.​​하루를 더 자고 들어간다고 연락한 것을 취소하고 그날 바로 10시 전에 집에 도착을 했습니다. 만 24시간 만에 거지꼴을 하고 집에 도착을 한 것이지요.일주일간 비포장의 몽골 고비사막을 다녀왔을 때도 이렇지 않았는데, 정말 몸을 추슬러야 한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피로가 쌓였더군요.형님과 약속을 했습니다. 계곡에 갈 때는 몰라도 바닷가에는 절대 캠핑카 가지고 가지 말기로….결국 1박 2일의 무모한 캠핑카 휴가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보통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몇달전부터 계획을 하고 수정을 하고 조율을 하고 떠납니다. 그래도 현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여서 대처를 하고 했습니다. 그런데 계획이라고는 거의 없는 그러니까 ‘무계획, 주먹구구’로 떠났던 여행이라서 모든 것이 예상치못한 상황이었네요.당시에는 힘이 들었을지는 몰라도 지나고 나면 오히려 더 기억에 남고 많은 여운을 남기는 법. 어이없이 끝난 이 짧은 휴가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재미있네요.그렇게 첫 휴가는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사부형님은 그 다음날도 낚시를 그 다음날도 또 낚시를 다녀왔다고 합니다.​​2020. 7. 1.~7. 2. 주먹구구 캠핑카 휴가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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